2012년 가을 쯤이었나보다.

당시 휴학하고 독서실에 다니고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친하던 형님과 같이 다니고 있었다.

나는 집이 가까워서 걸어서 독서실에 다녔었는데 형님은 거리가 조금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어느 날은 나보고 자전거를 한 대 사서 같이 공부하다 지치면 올림픽공원이라도 함께 다녀오자고 하는거다.

그 말에 솔깃 해져서 인터넷으로 자전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자전거가 뭐 이리 비싸?'

 

자전거 쇼핑몰에는 10만원에서 기백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자전거들 뿐이 없었다.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돌아다니다 보니 눈은 점점 높아지고 휴학생이 뭔 돈이 있다고..

고르고 고르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일본산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거금 24만원정도를 주고 구매했다.

 

형님은 신문구독하면 주는 자전거 정도 (중고 5만원쯤) 사는 줄 알았는데 비싼 자전거를 샀다며 놀라했다.

 

 

 

 

흰색 자전거가 내 자전거다.

 

이 자전거를 사고 형님과 동네, 올림픽공원을 돌면서 참 재밌게 달렸었다.

겨울에 빙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자전거 타고 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짧지만 나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자전거이다.

비록 지금은 친구네 집 창고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 가고 있지만..

 

겨울이 끝날 무렵,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타고 싶은 마음에 네이버 카페에서 자전거 동호회를 찾기 시작했다.

헤르X스 라이딩 이란 카페를 알게 되었고 눈팅을 하다가 눈이 더 높아지게 되었다. (어떤 취미든 동호회 활동은 지갑을 얇게 만든다..)

 

새로운 자전거를 물색하고 쌈짓돈을 모으고 모아 이듬해 2월 새 자전거를 구매하기에 이른다.

 

 

 

 

이름하야 트리곤 다크니스 2013

 

당시 정가 249만원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풀카본 105급 로드

 

클릿신발 산다고 105클릿페달을 껴놨었는데

클릿신발은 한 달 정도 후에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

 

 

 

 

 

자전거 산 날 돈도 없이 신나서 한강 달리다가 동작대교 부근에서 퍼져가지고 힘들게 집까지 끌고 왔다..ㅎㅎ

아리수 마실라 했는데 겨울이라 다 얼어서 나오지 않더라. 물은 꼭 가지고 다니자. 현금이라도

 

 

아무튼 다크니스 사고나서 그 해에 자전거 정말 많이 탔다.

 

 

 

 

 

남아 있는 사진은 별로 없지만

분원리, 춘천, 양평, 남산, 북악산, 남한산성, 서울대입구, 아라뱃길, 유명산 등등 많이 돌아다녔다.

자전거로 왠만한 서울지리를 다 익힌 것 같다 ㅎㅎ

 

트리곤 다크니스와 함께 헬멧도 같이 구입했는데

당시엔 정말 예뻐 보여서 캣라이크 위스퍼 검빨을 샀었다.

내 두상, 내 얼굴에는 안 맞더라. (헬멧의 완성은 얼굴!)

나중에는 카스크 헬멧으로 바꿨다. (잘 어울린다는 소리 많이 들음)

 

 

 

 

 

2013년은 하도 자전거만 타고 다녀서 속옷을 입을 일이 별로 없었다(!!)

 

지금은 그 때 처럼 맨날 타고 나갈 수는 없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되팔 생각은 없다.

2017년에 겨울이 지나고 날 풀리면 이 때 알게 된 친구들과 또 한 번 열심히 자전거 타면서 포스팅도 열심히 해야겠다.

 

 

'자전거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그 후  (0) 2016.12.22

+ Recent posts